[사회적 거리두기 - 슬기로운 집콕 생활 ] 홈메이드 얼그레이 다쿠아즈 만들기 (feat. 초간단 얼그레이 잼 만들기, 안간단 얼그레이버터크림 만들기)
집에 유통기한의 끝자락에서 간당간당한 슈가파우더를 발견한 뒤로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그러다가 유튜브의 어마무시한 로직이 나에게 "다쿠아즈"와 "머랭쿠키" 영상들을 추천해줬다. 다쿠아즈와 머랭쿠키를 만드는데 필요한 베이킹재료를 봤더니 공통적으로 "슈가파우더(or 분당)"이 있었다. 이렇게 기쁜 소식이 있다니!! 그런데 레피시마다 분당과 슈가파우더를 사용하는게 비슷한듯 달라서 두가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 분당과 슈가파우더의 차이점 + 보너스 "설탕" 비교 ]
일단 팩트부터 한번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면, "분당, 슈가파우더, 설탕"은 모두 "설탕"이다.
1) 설탕 : 모래알갱이같은 미세한 고체 덩어리
2) 분당 : 설탕을 분쇄해서 고운 가루로 순수하게 설탕 100%
3) 슈가파우더 : 설탕과 전분을 넣어 분쇄한 것으로 보통 설탕 95% + 전분 5% 의 비율
설탕의 경우, 흡습성이 높아서 시간이 지나면 서로 뭉쳐 덩어리가 생기는데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전분을 넣었다고 한다.
전분이 첨가된 것 때문에 여러가지 장단점이 생기게 된다.
슈가파우더의 경우는 분당이 서루 뭉치는 걸 막아주면서 보관이 용이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나, 많은양의 슈가파우더가 들어가는 레시피가 되면 전분의 그 텁텁한 맛이 날 수도 있다.
분당의 경우는 슈가파우더를 이용했을때 느껴지는 텁텁한 맛없이 깔끔한 맛이 나나, 보관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베이킹에 활용되는 예시를 들어서 간단히 설명해보면, "마카롱"을 만든다고 했을때, 모든것을 동일한 조건하에 1) 분당을 사용하면 겉막이 바삭한 느낌의 꼬끄가 만들어지고, 2) 슈가파우더를 사용하면 전분성분 때문에 쫀득한 느낌의 꼬끄가 만들어진다.
다쿠아즈와 머랭쿠키 중에 어떤걸 만들지 고민하다가 조금이라도 더 먹을 것 같은 "다쿠아즈"를 만드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집에 '얼그레이티백'이 "제발 나 좀 사용해주세요"라고 외치는듯이 주방에 있어서, 얼그레이 다쿠아즈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집에 처리해야하는 슈가파우더는 있었지만, 아몬드가루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집에서 살짝 거리가 있는 곳에 베이킹 재료를 파는 오프라인매장 "헬로 베이킹"이라는 곳에 가서 아몬드가루를 사왔다. 분명히 아몬드가루를 사러갔는데 나는 왜 보냉백을 챙겨갔으며, 보냉백 속에는 앵커버터, 다크초코칩, 짤주머니, 쿠키포장백, 식힘망 그리고 추가 슈가파우더가 있는것일까? 앵커버터는 많이 할인해서 샀고, 조만간 초코칩쿠키를 굽겠다는 강한 느낌이 와서 매장에 간김에 샀다. (사실 더 사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이정도면 많이 참은거다.)
참고로 헬로베이킹은 아파트단지에 있는 상가 지하에 매장이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매장 있는 건물 뒷편으로 작게 주차장이 있다. 매번 운좋게 주차를 하긴 했는데, 항상 자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추가 베이킹 재료를 사서 집으로 왔고, 단계를 나눠서 베이킹을 했다.
내가 베이킹을 해본 결과 추천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얼그레이잼(홍차잼) 만들기
2. 다쿠아즈 굽기
3. 얼그레이버터크림(홍차버터크림) 만들기
4. 다쿠아즈에 필링(얼그레이잼과 얼그레이버터크림) 채우고 샌딩하기
그리고 귀찮은 단계를 최소화 하고 싶다면, 다쿠아즈만 굽고 필링은 몰티져스스프레드를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사실 다 만들고 나서 집에 있는 몰티져스스프레스를 듬뿍 발라서 먹어봤는데 세상의 단맛을 한곳에 모아버린 그런 맛이었다.
[ 얼그레이 다쿠아즈 재료 ]
1. 얼그레이젬(홍차잼) : 우유 300g, 설탕60g, 홍차티백 3개
2. 다쿠아즈 : 흰자 105g, 설탕 40g, 아몬드가루 80g, 슈가파우더 58g
(원래 찾아본 레시피에는 ① 흰자 110g, 설탕38g, 아몬드가루 65g, 박력분 11g, 분당 60g 인거랑 ② 흰자 10g, 설탕40g, 아몬드가루 80g, 분당 50g 인게 있었는데 계란 3개를 깨트려서 흰자 무게를 쟀더니 105g이어서 그냥 해버렸다.)
3. 얼그레이버터크림(홍차버터크림) : 우유 80g, 설탕 35g, 노른자 40g, 버터 100g, 홍차티백 2개
1. 얼그레이잼(홍차잼) 만들기
여러가지 레시피가 있었는데 제일 간단한 걸로 만들었고, 결론적으로 이렇게 만드는 걸 추천한다.
1) 냄비에 우유, 설탕, 홍차가루(티백을 뜯으면 나오는 아이들)를 넣고 중불에서 계속 저어주며 끓인다.
이때, 불이 너무 강하거나 제대로 저어주지 않으면 끓어넘칠수도 있다. 끓어넘지면 앞으로 렌지에서는 달고나냄새가 진동을 하게 되니 꼭 정신차리고 여유를 가지고 만들기를 권장한다.
2) 1)이 걸죽해지면 유리잔 혹은 밥그릇에 찬물을 담아서 그 안에 1)을 조금만 떨어트려서 그 모양이 유지되는지 확인하고 불을 끈다.
3) 거름망에 1)을 한번 걸러준다.
2. 다쿠아즈 굽기
1) 아몬드가루와 슈가파우더를 체쳐놓는다.
2) 냉장고에서 갓 꺼내서 차가운 계란 흰자를 거품기로 머랭을 올린다.
3) 2)에 준비한 설탕을 2번에 나눠서 넣으면 거품기로 섞어준다.
4) 3)에 1)을 2-3번에 나눠서 주걱으로 살살 섞어준다. 이때 머랭이 죽지않도록 조심히 살살 섞어줘야한다.
5) 짤주머니에 4)를 넣어준다.
- 깍지가 있으면 깍지를 사용하는게 모양을 예쁘게 잡을 수 있지만 없으면 짤주머니 끝을 잘 잘라주면 문제될 건 없다.
6) 오븐팬에 5)를 예쁘게 짜준다. 이걸 팬딩한다고 하는 것 같다.
- 원래 다쿠아즈용 틀이 있던데 나는 다쿠아즈를 여러번 만들 것 같지 않아서 감으로 대충 팬딩했다.
7) 6)위에 슈가파우더를 골고루 2차례 뿌려준다. 첫번째 뿌린 슈가파우더가 다쿠아즈 반죽에 스며들면 그때 한번 더 뿌려준다.
- 나는 골고루 체에 치면서 뿌려줘야하는데 대충 뿌렸더니, 다 굽고나서 보니 다쿠아즈 위에 슈가파우더가 그냥 덩어리째 있는게 있었다.
8)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170도로 18분 구워준다.
- 사실 170도로 15분 구우라는 레시피를 봤는데 뭔가 색상이 덜나온거 같아서 3분만 다시 더 구웠다
8) 오븐팬이 아닌 식힘망 위에서 충분히 식혀준다.
- 지금 종이호일밖에 없어서 종이호일을 사용했는데, 다쿠아즈나 마카롱 같은 경우는 테프론시트를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는 글을 봤다. 종이호일 같은 경우에는 다쿠아즈 반죽이 들러붙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테프론시트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듯 하다. 그리고 반영구적이라고 한다.
3. 얼그레이버터크림(홍차버터크림) 만들기
참고로, 나는 이 크림을 만들면서 주방이 지저분해질 수 있다는 강한 생각과 귀찮은 과정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1) 볼에 계란노른자와 준비한 설탕의 2/3를 넣고 노른자의 색이 살짝 밝아질 정도로 저어준다.
2) 냄비에 우유, 남은 설탕, 얼그레이를 넣고 약한불에서 살짝 끓여준다.
- 이 때, 주의할 점은 보글보글 끓이는 게 아니라 살살 저어주되 냄비 주변에 기포가 생기면 바로 불을 꺼줘야한다.
3) 1)에 2)를 조금씩 부어주면서 동시에 저어준다.
4) 냄비에 3)을 붓고 약한 불에서 저어주며, 약간의 걸죽함이 생기면 불에서 내려준다.
- 80도 정도까지만 되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온도계가 없어서 적당히 걸죽해졌을때 불에서 내려놨다.
5) 4)를 체에 걸러준다.
6) 적당히 조각낸 버터를 3차례에 걸쳐서 5)에 넣고 거품기로 섞어준다.
4. 다쿠아즈에 필링(얼그레이잼과 얼그레이버터크림) 채우고 샌딩하기
1) 얼그레이쨈과 얼그레이버터크림을 짤주머니에 넣는다.
- 깍지가 있으면 커플러를 이용해서 짤주머니를 세팅한 후에 각각을 넣어서 2개로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없다면 짤주머니에 각각을 넣고 짤주머니 끝부분을 가위로 적당히 잘라주면 된다.
2) 다쿠아즈를 2개씩 쌍으로 배치해둔다.
- 꼭 할필요는 없는 STEP이지만 혹여나 각각 필링을 올린 2개의 다쿠아즈를 겹쳐서 심하게 달달한 다쿠아즈를 피하고 싶다면 2) 단계를 진행하길 추천한다.
3) 다쿠아즈 위에 열심히 시간과 인내와의 다툼속에 만든 필링을 채워주면 된다.
- 맨 처음에도 말했지만 꼭 얼그레이를 할 필요는 없고, 본인이 좋아하는 필링을 만들어서 사용하거나 몰티져스스프레드 같이 맛난 스프레드류를 발라줘도 충분히 맛있다.
4) 샌딩( 3)단계) 하고 나서는 잠시 냉장실에 넣어서 살짝 굳혀준다.
이렇게하면 얼그레이다쿠아즈를 만들 수 있다. 냉장실에 넣어서 살짝 굳혀준 다쿠아즈를 아메리카노랑 함께 즐기니 베이킹하던 동안에 살짝 느꼈던 지겨움이 달달하게 녹아내렸다. 이번에 처음으로 "슈가파우더"를 소비하기 위해서 다쿠아즈를 만들어봤는데, 아마도 앞으로는 다쿠아즈를 또 만들지 모르겠다. 나는 스콘이랑 파이가 더 재미있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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